화면 속 환한 얼굴에 베트남 가족들 안도
(하노이=연합뉴스) 김선한 특파원 = "늉아, 행복하니? 신랑이 잘 해주니?", "엄마, 나 정말 행복해."
사랑하는 딸을 지난 5월 이역만리 한국으로 시집보낸 뒤 하루에도 몇 번씩 남몰래 딸의 사진을 꺼내보곤 하던 50대 어머니의 애틋한 마음은 이날만큼은 달랐다. 반가움과 흐뭇함이 얼굴에 가득 찼기 때문이다.
29일 오후 3시30분 베트남 수도 하노이 탕수언구의 하노이 정보접근센터(PTIT)에는 강원도 인제 지역으로 결혼이주한 베트남 여성 8가구와 베트남 현지 가족 간의 화상상봉이 이뤄졌다.
이날 화상상봉은 지난 5월 한국 행정안전부와 베트남 정보통신부 간의 정보화협력위원회 회의에서 도출된 합의에 따라 이뤄졌다.
하노이 화상상봉장에 나온 주 투이 중(50.여) 씨는 한국으로 시집보낸 큰딸 늉(24)씨의 얼굴이 화면에 나오자 "행복하냐"는 질문을 먼저 던졌다.
해양 관광지 하롱베이로 유명한 꽝닌성에 거주하면서 두 딸과 함께 행사에 참석한 중씨는 얼마 전 뉴스를 통해 한국에 시집간 지 일주일 만에 남편이 휘두른 흉기에 목숨을 잃은 탓티황옥(20) 씨의 참변 소식을 접하면서 늉씨의 근황이 무엇보다 궁금했기 때문이다.
어머니는 '베트남 새댁'이라는 꼬리표가 붙은 딸의 환한 얼굴을 보고 밝은 목소리를 들으면서 그동안의 근심이 기우에 불과했다고 털어놓았다. 더구나 듬직하면서도 수줍어하는 사위의 모습을 보면서 연방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늉씨의 두 여동생도 언니와 오랜만에 이야기꽃을 피웠다. 이들은 늉씨가 시집간 이후 동네에서 생긴 작은 일에서부터 한국에서의 낯선 생활까지 끊이지 않고 대화를 이어갔다.
어머니 중씨는 온갖 역경에도 강한 생활력을 자랑하는 베트남 여성으로서, 그리고 아내와 며느리로서, 나중에는 아이의 어머니로서 도리를 지키면서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는 데 최선을 다하라고 딸에게 훈계하기도 했다.
다음 차례인 동 리엠(57)씨도 5개월 전 한국에 시집보낸 딸 동 띠 민(28)씨의 모습이 화면에 나오자 먼저 말을 건넸다. 항구도시 하이퐁에 거주하는 리엠씨는 딸을 시집보낸 여느 아버지처럼 몸은 건강한지, 음식이 맞지 않아 고생하지는 않는지, 남편과 시댁 식구들이 잘 해주는지 등을 물어본 뒤, 집안 이야기를 해줬다.
이런 아버지의 근심을 덜어주려는 듯 민씨의 표정과 답변도 밝았다. 한국에서 잘 적응하고 있고, 특히 남편과 시댁식구는 물론이고 이웃들까지 잘 보살펴줘 행복하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어떤 경우에도 용기를 잃지 말고, 기회가 되면 꼭 한번 집을 찾아오고…" 리엠씨는 딸과의 마지막 인사를 제대로 잇지 못했지만 딸이 한국에서 정상적으로 결혼생활을 하고있는 데 안도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행사에는 베트남 측에서 레 남 탕 정보통신부 수석차관이, 한국 측에서는 박석환 베트남 주재 한국대사가 참석해 가족들은 물론이고 행사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탕 차관은 탓티황옥 씨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 그는 그러나 한국 국민과 정부가 이번 사태에 대해 진정성을 갖고 위로와 재발방지책을 마련하는 등 발 빠르게 대처한 데 대해 감사의 뜻을 표시한 뒤, "이번 행사처럼 지속적인 베트남 신부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양 국민이 이해를 넓히는 기회가 확대되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표시했다.
이에 대해 박 대사는 한국 정부가 다문화가정에 대한 관심과 배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고 강조한 뒤, 한국에 딸을 시집보낸 베트남 부모들의 걱정과 근심을 없애고 결혼이주한 베트남 여성들이 행복한 결혼생활과 안정된 정착을 할 수 있도록 모든 차원의 지원책을 건의하겠다고 화답했다.
sh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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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0-07-29 18:48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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